가을숲 매봉산 산책, 문화비축기지 관람을 동시에

매봉산 자락길은 보행약자를 위해 경사도를 낮춰 무장애자길로 만들었다 옛사람들은 매를 이용하여 사냥하던 산이나 매를 닮은 모양의 산을 일컬어 ‘매봉산’이라 불렀다. 그런 까닭에 매봉산은 전국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마포구에도 매봉산이 있다고?’라며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강남구, 성동구, 구로구 등에 잘 알려진 매봉산이 세 곳이나 있으니 말이다.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울창한 숲과 동·식물, 볼거리가 알토란 같다는 마포구 매봉산을 찾아갔다. 매봉산은 멀리서 보면 월드컵경기장을 품은 듯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해발 150m의 산이다. 1973년 이후 40여 년 동안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일부 지역)돼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또한 인근에는 월드컵공원(평화공원·하늘공원·노을공원·난지천공원)은 물론 오는 10월14일 정식 오픈하는 문화비축기지까지 둘러볼 수 있어 입소문이 나 있다. 매봉산 자락길은 담소정에서 시작된다.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를 나와 북측광장을 따라 3분 정도 걸어가면 매봉산과 연결된 입구의 담소정을 만난다. 규모는 작지만, 창경궁 후원 부용정을 빼닮은 모습으로, ‘매봉산 자락길’은 바로 이곳 담소정에서 시작된다. 수련 사이를 느긋하게 오가는 잉어떼는 탐방객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일깨우는 것 같다. 담소정에서 시작된 무장애자락길은 휠체어나 유모차, 어르신과 임산부 등 보행약자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8도 이하의 경사를 유지한다. 자락길 중간에는 `풀무골` 유래에 대한 설명과 이를 재현해 놓은 대장간(초가집)이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다. 얼마쯤 걸었을까? 숲 속 저만치에 작은 초가집 하나가 보인다. ‘풀무골 대장간’이다. 풀무란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하여 화덕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를 말한다. 조선시대 이 일대에는 엽전을 만들던 대장간이 많아 풀무골이란 이름을 얻었고,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대장간을 복원해 두었다. 또한 숲속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누구나 새소리, 바람소리, 낙엽소리를 들으며 가을 독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매봉산 정상은 무장애자락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수줍게 피어있는 옥잠화 오솔길이 가이드처럼 앞선다. 중간쯤 오르다 보면 ‘무장애길 조망명소’라는 쉼터가 있다. 상암동의 빌딩 숲과 도심 풍경, 멀리 북한산까지도 손에 잡힐 듯 품 안에 들어온다.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소나무와 잣나무는 물론 족제비 나무, 산사나무, 밤나무 등 나무들이 뿜어내는 숲 향은 몇 겹의 카펫을 두른 듯 두텁게 느껴진다. 잘 익은 도토리, 알밤 등 풍성한 가을 먹거리에 배가 부른 듯 다람쥐와 청설모의 발걸음은 쉬엄쉬엄이다. 매봉산 정상 포토 랜드에서 보면 새롭게 문을 연 `문화비축기지`와 월드컵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출구에서부터 쉼 없이 걸으면 20~30분이면 매봉산 꼭대기에 도착한다.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조망명소인 ‘매봉산 포토 랜드’가 정상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는 인증 사진 찍느라 바쁜 시민들이 많다. 조망소에 올라서니 발 아래로 문화비축기지가 펼쳐있고, 고개를 드니 월드컵경기장과 평화공원, 하늘공원은 물론 멀리 N서울타워, 여의도 국회의사당, 청계산, 관악산까지 렌즈에 담을 수 있다. 또한 소나무 숲 속 쉼터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마시거나 운동시설을 즐기는 것도 정상이 주는 선물이다. 하산은 서쪽 능선이 좋다. 중간쯤 오다보면 문화비축기지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오랜 세월 내부를 공개한 적이 없는 석유비축기지가 최근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하였다.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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